읽었다

[책] 호르몬 찬가 : 진화 심리학으로 풀어 가는 호르몬 지능의 비밀_마티헤이즐턴 저자, 변용란 번역

had0g 2023. 3. 26. 21:43

 

 

<호르몬 찬가 : 진화 심리학으로 풀어 가는 호르몬 지능의 비밀>

마티 헤이즐턴 저자, 변용란 번역

 

책을 읽기 전, '호르몬 + 지능 + 진화심리학' 위 세 키워드로 막연히, '세로토닌, 도파민' 등의 호르몬이 감정과 행동에 작용되는 방식이나 호르몬의 진화심리학적 관점, 최신 연구 사례를 생각하고 책을 펼쳤으나, 책에서 다루고있는 내용은 내가 예상했던 범주에서 좀 더 깊게 들어가 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다윈주의 페미니즘을 말하며, 기존의 성차별적 편견들에 대한 견해와 더불어 여성 배란주기 관련 호르몬의 작용과 심리, 행동 등의 연구들을 말하고 있어 남성인 나로서는 전혀 모르는 영역이기에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는 호르몬에 좌우된다는 말이 남성에서 여성을 향해 발화될 때, '이성적이지 못하다,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는 비하, 차별적인 뉘앙스로 사용 된 케이스를 예로 들며(ex. 트럼프 "어디선가 피가 흘러나오고 있어서" ...) 이러한 편견들에 대해 위축되기 보다 오히려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도록 인도하는 가이드로서 몸 속에서 일어나는 호르몬 작용을 제대로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는 의도를 밝힌다. 또한 저자는 본인이 해온 연구가 오히려 호르몬에 좌우되는 여성으로서 반()페미니즘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함께 받았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호르몬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 오해가 오히려 차별을 강화해왔으며 때문에 호르몬을 정확히 이해해야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자유로울 수 있다 말한다.

 

다 읽고 나서야 저자의 의도가 어떤 것 이었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포유동물들은 발정(estrus), 가임기를 드러내나(보노보는 서로 감춘다고 알고 있어 예외) 인간은 가임기를 전략적으로 감춰왔고, 감춰진 배란 주기에 따른 심리적, 신체적 변화를 정확한 이해없이 그저 신경질적이다, 예민하다로 쉽게 단순화했기 때문에, 주변도 그렇지만 본인도 본인의 상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성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지점이기 때문에 문제 및 편견이 커진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런 책의 내용을 좀 더 명확히 서술하자면 '여성의 28일의 배란 주기(호르몬 주기)가 삶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들'로 생각되는데, 책은 먼저 '여신, 팜므파탈, 마녀' 등 강력하고, 신비로운, 미지의, 공포로 불려온 여성 묘사에서 수동적인 여성상으로 옮겨진 사회문화적 변화에 대해 설명하며, 이어 배란 주기 별 호르몬 변화와 각 시기에 주로 작용하는 호르몬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이에 따른 여성의 심리, 행동 변화를 연구한 다양한 실험들을 설명한다.

 

각 주기별 호르몬 변화에 따라 식사량, 활동량, 의상 선택 변화, 경쟁심등 생활에 밀접한 변화부터, 배우자 선호도 변화(가임기일수록 섹시남 '좋은 유전자 제공 가능성' 선택 확률이 높고, 가임기가 아닌 시기에는 안정남 '육아 최적화'선택 확률이 높은 / 좌우 얼굴이 대칭인 남성의 체취를 더 매력적으로 평가) .. 다양한 연구 결과들과 작용들을 설명하는데, 읽으면서 오히려 "호르몬에 좌우된다"된다는 편견을 연구결과가 더 강화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지만 단순 감정 기복, 변덕이 아닌 호르몬이 왜 그런 성향, 변화를 유도하는지, 저자가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발정(estrus)은 전략적인 변화 이자 더 건강하고 나은 수컷, 남성 개체를 찾는 또는 본인의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이해가 갔다. 진화론 자체가 자연선택을 통한 종의 생존, 번식, 번영으로 목적을 거시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미시적인 부분은 뭉뚱그리는 지점이 없지 않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추가로 그럼 남성호르몬은 어떤 작용을 하는 거지?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EBS다큐프라임 <남과 여>에서 다룬 남녀 연애 관련 실험에서 남성은 주로 긍정 편향적(자뻑, 근자감)으로 해석하고 행동하는 결과를 봤던 기억이 같이 떠올랐고, 마찬가지로 <릭앤모티>에서 릭의 "네 꼬추가 시키는 대로 하니까 내가 죽지 않냐."의 대사와 같이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저자는 ‘난자 경제학’으로서 출산평균연령이 올라가고있는 현상을 언급하며, 현대에는 피임약을 통해 여성이 본인 호르몬을 주체적으로 조절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삶을 더욱 현명하게 살아가도록 호르몬을 이해해야한다 말하는데, 한국의 환경에서는 본인의 커리어나 육아, 사회 환경을 생각하면 매우 절망적이니 진화심리학적으로서 배우자를 선택하기보다 비혼, 출산률 0.78의 결과가 어찌보면 호르몬적 현명함 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진통제의 경우도 여성에게 잘 안 듣는 약이 있는 것이 변수가 적은 수컷 동물()를 표준으로 실험을 해서 그렇다는 내용과 60~80대 여성의 갱년기 호르몬 등 다양한 내용 등.. 다양한 내용이 많으니 관심이 생기셨다면 일독을 권합니다.